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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예술의 연속/처음 보는 영화

맘마미아2 - 문득 당신의 젊었던 시절이 그리워진다면

by JENNiNE_your red ruby 2018.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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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의 트리오팸) 


10년만에 2탄 나온 맘마미아!!

맘마미아1은 고 1때 기말 끝나고 방학을 앞둔 수업시간 때 봤더랬다.

친구들이랑 할 말이 없어지면 '맘마미아~♬' 라고 했었는데.

어느새 그것도 10년이나 지났구나...ㅠ^ㅠ


(↑도나를 대신하는 소피)


어린 시절의 내게 도나는 정말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 이해할 수도 없는 캐릭터였다.

어떻게 한 달도 안되는 시기동안 세 남자와 자?

그 남자들이 어떻게 놀았을 줄 알고?

어떤 남자의 애인지도 모르고 혼자서 낳아?

왜 애 입장은 생각 안하는거야? 애도 아버지가 필요할 수 있잖아!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도나를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기도 싫었다.

무책임하다 못해 무질서해보였다는 게 솔직한 생각일거다.


당장 도나의 친구로 나오는 타냐와 로지조차도 바람직해 보이지 않았더랬다.

입만 열면 쓰레기 같은 드립을 날리는데 장난이 아니라 진짜 같아서.

하지만 지금의 나레기년은 타냐의 음탕한 드립에 빵빵 터지더라ㅠㅠ 순수함은 어디로?


(↑엄마를 그리워하는 소피와 도나를 대신해주는 로지와 타냐)


그 와중에 소피는.... 어휴.... 천방지축...

아버지가 누구인지 몰라 다이어리에 나온 남자 세 명에게 편지를 보내 기어코 결혼식 날을 대재앙의 날로 만들더라.

스카이 입장은 생각도 안하는 예비신부인 건 둘째 치고.

열심히 키워준 엄마의 얼굴에 먹칠하는 철부지 딸래미로 보였더랬다.


(↑졸업연설 때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는 나오는 트리오팸)


하지만 2편을 통해 만난 젊은 시절의 도나는 

내 예상과 달리 졸업생을 대표해 졸업연설을 맡은 대표학생이었고.

교수님들, 동기들에게 밝은 에너지를 주는 러블리한 성격을 가진 학생이었다.

씩씩하고 밝고 러블리한 도나역에 릴리제임스 캐스팅은 탁월했어!


(↑도나의 어머니이자 소피의 외할머니인 루비)


그러나 누구나 좋아하는 매력덩어리 도나에게도 콤플렉스가 있었으니...!

바로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다는 것과 자신의 일에 너무도 무관심한 어머니를 가졌다는 것이다.

도나의 친구들은 도나를 진심으로 아끼고 좋아했지만.

채워준다고 노력해도 가족의 영역은 다른 부분인가보다.

허한 마음을 안고 그리스로의 여정을 준비하는 도나!



첫번째로 엮인 남자는 프랑스인 같던 영국남자 해리.

나폴레옹의 서렌을 얘기하며 도나에게 무릎 꿇는 로맨틱(?)함을 가졌더랬다.

우리의 러블리한 도나는 평소답지 않게(?) 서렌을 받아준다.

하지만 곧 그리스로 가야한다며 작별 인사를 고하고.

해리는 뒤늦게 그녀를 뒤쫓는다.



다음 남자는 빌.

항구의 마지막 배를 놓치자 도나는 배를 가진 것 같은 빌에게 데려다 달라고 하고ㅋㅋ

빌은 항해를 시작하자마자 '왜 나여야만 했어?'라며 작업을 걸기 시작한다.

도나는 깊게 마음 안 주는 듯 했지만 결국 넘어간다.

대회를 앞둔 빌은 몇 주 뒤에 찾아오겠다고 하고는 떠난다.

뜬금없는데 빌 같은 남자 없는데 도나는 왜!!! 

싫다니까 치대지도 않아, 약속한 거 그대로 지켜, 힘들어하는 도나 옆에 남아서 즐겁게 해줘, 여자 문제를 가진 것도 아니야, 자기 소유 배도 가지고 있어. 

그냥 빌한테 정착하지.



그렇게 꿈꾸던 섬에 들어가서 자유를 만끽하던 도나

샘과 마구간에서 사고를 같이 겪으며 가까워진다

샘은 빌과 해리처럼 조급하게 굴지 않았음에도 도나는 자연스럽게 샘을 받아들인다.

비록 그를 잘 알지 못하고, 그가 신뢰할만한 남자인지 아닌지 판단도 안서지만. 

이번엔 오히려 도나가 그에게 급속도로 빠지고.

샘을 생각하며 안단테(:느리게) 안단테를 부르기까지 한다.

(이 장면에서 그녀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가 아니었을까ㅎㅎ♥)

하지만 샘은 약혼녀가 있던 남자였고...ㅠㅠ

도나는 샘에게 변명할 기회조차 주지않고 가버리라고 한다.

샘이 젤 나쁜 새끼인게 처신 똑바로 못해서 멀쩡한 도나 상간녀 만듬ㅡㅡ


(↑ 도나의 실연 이후 맘마미아를 부르는 트리오들)


결국 세 남자들은 도나를 찾아오지만 인연이 되지 않았던걸까. 

엇갈리고 또 엇갈리고.

도나는 그 누구에게도 정착하지 못한다.

그렇게 세 남자들은 결국 섬을 떠나고

도나는 뒤늦게에서야 임신 사실을 알고 아이를 낳는다.


(↑빌에게 푹 빠진 로지, 샘에게 호기심 가졌던 타냐, 세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도나)


영화는 현재의 소피와 과거의 도나로 장면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는데.

언제까지나 딸일 것만 같던 소피가 엄마가 되어 도나와 한 번 더 가까워지는 것을 보며 괜히 마음이 묘하고.

도나가 젊었던 시절, 엄마가 아니었던 시절, 딸이었던 시절을 훔쳐보는 것은 더더더 묘했다.


맘마미아 2편에서야 알게 된건데.

'도나'는 사랑에 대해 참 쿨하고, 자기 감정과 욕구에 솔직한 캐릭터였다.

상대가 아무리 좋아해서 잘해줘도 본인이 좋아하지 않으면 끝인, 능동적인 여자였다.

인생에서도 그랬다.

자신에게 관심 없는 엄마에게 관심을 달라고 하지 않고 혼자서 해외여행을 떠나고.

그것도 모자라 거주지를 정해버리고. 

그 외지에서 임신과정을 겪는 것도 모자라.

혼자서 출산하고 키울 생각까지 하다니!

소피는 스카이가 멀리에라도 있기에 정서적으로라도 의지할 수라도 있었지.

능동적이다 못해 멘탈까지 꿋꿋해.

도대체 '도나'라는 캐릭터는 멘탈이 얼마나 굳센걸까 싶었는데.

문득 '도나의 멘탈이 굳건한걸까, 엄마의 마음이 굳센걸까' 싶다.


(↑과거의 일이라며 묻어둘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르면 오는 책임감 넘치는(?) 소피의 세 아버지들)


우리의 엄마들도 저런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이 남자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에 조급해지다가, 마음이 너무 조급해짐을 느껴 스스로를 자제 시켰다가,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다시 폭발하듯 사랑을 느끼고는, 집에 와 혼자서 그와의 미래를 그리며 행복해하던.

(울 엄마는 아빠가 첫사랑이라고 하셨는데. 이제는 아빠가 첫 연애상대가 아니란 것쯤은 나도 잘 안다.)

엄마가 아닌 여자로 존재하던 그 시절 말이다.


아직 엄마가 안되어봐서 모르지만 때때로 사무치게 그리울 것 같다.

젊은 날 사랑을 속삭이던 그가 그립다기 보다는.

힘들 때 찾을 수 있는 엄마가 있던, 책임질 것은 거의 없던, 젊고 싱그럽던 그 시절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친자확인을 안하는 아버지들)


1편을 볼 때는 영화 속 아버지들이 왜 친자확인을 안하는지 답답해했었는데.

2편을 보는동안 '어쩌면 아버지들도 그 시절이 그리워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그 때만큼은 정말 순수하고 절실하고 행복했으니까.

굳이 그 때의 아름다운 추억을 갑작스레 현실에 끌어와 '문제거리'로 만들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

어머니들이 딸의 실수들을 보며 자신의 젊은 날들을 추억하듯.

아버지들도 소피를 통해 젊은 날의 도나를 만나고, 

또 그 때는 너무 어려서 도나에게 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소피에게 해주고 싶지 않았을까...?


(↑무턱대고 예쁜 옷을 보여주는 남친에게 '이게 내 스타일이야'라며 멜빵바지 입은 모습을 보여주는 도나)


젊은 날의 도나를 보는 내내 '엄마'들의 젊은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아서 

괜시리 뭉클하기는 하더라.

옆에서 같이 관람하던 아주머니들도 영화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좌석에서 쉽사리 일어나시지는 못하셨다.


아무튼 10년 만에 2탄 나온 맘마미아.

젊은 시절의 도나는 충분히 러블리했고, 충분히 빛 났으며, 충분히 아름다웠고, 충분히 용기있었다.

엄마가 된 도나는 멋있기까지 했고.

아직 엄마가 되어보지는 못했지만 보는 내내 지나간 연애의 남자들이 생각나서...ㅠ

설렜다가, 답답했다가, 아팠다가, 회복되었다가, 달콤했다가, 쌉싸름했다가. 

그리워졌더랬다.

이미 지나간 사람들이 그리운 것은 절~~~대 아니고.

그 시절로 돌아가 다시 지지고 볶고 싶은 마음은 더~~~더욱이 없지만.

사랑에 대해 두려움이 없던 그 시절이 괜시리 그리워지더라.


1탄을 다시 본다고 해도 17살 때 봤던 그 잣대로 도나를 판단하지는 못할 것 같다.

2탄에서 젊은 날의 도나를 만나서 뿐만이 아니라 10년동안 내가 많이 바뀌어서...ㅎ;

어느 사이에 '어떻게 한 달만에 세 남자와 잘 수 있어?'라던 17살의 소녀는. 

아이를 책임지는 도나의 경제적 능력이 멋있게만 보이는 26살 백수가 되었다...ㅠㅠ

10년 뒤에 보면 또 다른 감정들을 느끼겠지.




아무튼!!!

결론1 : 타냐 같이 드립 잘 치고 의리있는 친구를 사귀고, 

약속한 거 고대로 잘 지키는 빌 같은 남자와 결혼하자.

결론2 : 엄마가 처음부터 엄마가 아니었음을 명심하고,

엄마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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