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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그도 나를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이따금 일상생활에서 지쳐갈 때, 현실과의 부딪힘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벗어날 길이 없을 때.
어른의 이야기는 쏙 뺀 채 동화 같기만 하던 그 날들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걱정 없이, 두려움 없이 서로를 쳐다보던 그 눈빛을 기억 해줬으면 좋겠다.
너무도 벅찬 일상생활에서,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 지긋지긋한 하루하루에서
내가 그를 생각하며 다시 한 번 힘을 내듯, 다시 한 번 벗어나듯
그도 그 가을 겨울을 추억하며 웃어주었으면 좋겠다.
꽁꽁 언 손을 번쩍 들어 히터 앞에서 말리던 날,
데이트 비용 서로 내겠다고 자존심 부리다가 각자 기숙사방에 들어가던 날,
음식점의 첫 손님이 되어보자며 서로 깨우다가 혼선되어서 화내던 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대화가 통해서 신기해하던 날,
꽁꽁 언 도로 위를 자전거 타고 가다가 넘어져서 웃다가 아프다며 운 날.
겨우살이 밑을 찾아내어 키스하고는 미신이라 했다며 킬킬대던 크리스마스날,
어른들이 하지 말라던 일들을 성인이 되어 하나하나 하면서 행복해하던 날.
그 날들을 고이 간직하다가.
삶이 고되어서 살아갈 의지가 사라지는 날, 세상의 모든 게 무너지는 것 같은 날.
고이 꺼내어서 다시 한 번 살아갈 의지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내게 그와의 기억이 삶에 대한 희망 내지 의지로 남았듯,
그에게도 나와의 기억이 힘을 주는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 정도면 충분하니.
부디 그도 가끔 나를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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