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주 가끔.
난 너를 계속 사랑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는다.
너를 이해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는다.
너를 좋아한다고, 너 말고는 없다고, 너와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중요 순간마다 너에게 매달리듯, 네가 절대적인듯 행동하고는 하지만.
그 말이, 행동이 그저 상황을 넘기기 위한 거짓말이 된지 꽤 되었다.
말을 내뱉었으니 지켜야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는 역할을 할 뿐,
어느새 그 말들은, 행동들은 의미 없어졌다.
너는 그런 나를 철썩 같이 믿고 있는 듯 하다.
그런 네게 참 미안했지만.
언제부턴가 그 미안함도 옅어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네게 느끼는 미안함이 정말 진실된 미안함인지,
그저 형식상 느끼는 미안함인지조차 잘 모르겠다.
우리의 절정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방향을 보는 게 익숙해져서 서운하지도 않다.
때때로 '함께 꿈꾸던 것들이 있기는 했나?' 싶을 정도로 모든 기억이, 감정이 희미해졌다.
이미 둘 사이에 나눌 대화는 사라진지 오래이고,
둘이 그렇게 열정적으로 나누던 대화가 뭐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너와 내가 쓰는 말들의 온도까지 미묘하게 달라졌다.
쓰는 단어들의 뉘앙스가 달라진지 오래이고,
말들이 만들어가는 분위기가 달라진지 오래이며,
때때로 우리의 다른 언어들은 오해와 다툼까지 만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미 우리는 주고 받을 수 없어졌고,
앞으로 뭔가를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어느새 나는 너보다 소중한 것이 생겼고,
의식적으로 너를 궁금해하는 척 하지만 머리에 입력하지 않은지 꽤 되었다.
현재의 너를 알아야할 이유도, 알아가고 싶은 마음도 사라진지 오래다.
나를 정박하게 만드는 건 네가 아니라,
너를 떠나지 않으려고 하는 나 혼자만의 노력, 내 자신과의 싸움 따위가 된 지 꽤 되었다.
이 말의 의미를, 이 마음을 부디 네가 모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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