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서로를 기억하고, 여전히 서로를 응원하고,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서로를 원망하고, 물어뜯고 있다.
묻어버려야 할 기억들이 참 많다.
왜 당신과 난 서로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고, 탓하고, 원망하고, 미워하고.
그러면서도 또 감쌌던 걸까.
싫어할 수 있었는데.
왜 그 때의 당신과 난 서로를 끝까지 싫어하지 못하고 감싸안아서
지금까지도 미워하기만 하고 싫어할 수는 없는 걸까.
미적지근하게 미워서 더 짜증난다.
아주 싫어버렸으면 좋겠다.
서로한테 연락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싫어버렸으면 좋겠다.
서로의 프로필 사진을 클릭하지도 못할 정도로
서로의 지인을 통해 서로의 얘기가 나오면 듣고 싶지 않다고 얘기할 정도로.
그냥 아예 싫어졌으면 좋겠다.
아예 싫어서 응원하는 톡을 보낼 때 망설이고, 조심하고, 고치는 시간이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다.
대화 시작하기 전 덜컥 두려운 게 아니라 짜증과 귀찮음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당신이 느낄 무안함은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왜 또 연락했냐고 대놓고 핀잔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응원하는 마음 들킬까 쩔쩔 매며 줄이고 줄여서 카톡하는 일,
'이제 바로바로 답장할 사이는 아니니까.' 라며 일부러 몇 분 더 늦추는 일 없이.
3초만에 단답으로 알아서 잘 살라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도대체 왜 시작했던 거지.
우리가 우정으로 남았어도 행복했을 텐데.
차라리 우정으로 남았더라면 영원히 서로를 응원할 수 있었을 텐데.
도대체 그 날의 우리에겐 무슨 일이 있던 걸까.
왜 굳이 사랑을 하겠다고 서로를 욕심낸 걸까.
우린 우정 그대로도 행복했고, 완벽했는데.
왜 하필 그렇게 타이밍이 잘 맞아서 시작이라는 걸 했을까.
한 명씩 각자 짝사랑 했으면 좋았을텐데.
왜 그 때의 우린 타이밍이 그렇게도 잘 맞아서 사랑을 시작했던 걸까.
멍청하다.
지난 일에 소모적인 시간 보내며 이딴 글 타이핑 하고 있는 내 자신이.
열심히 살아줘.
당신은 여러 사람들 응원의 집합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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