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면 안 될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다.
내가 살아온 시간들 중 최고로 초라하고 보잘 것 없을 때 아니, 최고로 망가져서 모든 것들이 두렵게만 느껴질 때. 좋은 사람인 척 연기하지 않을 때에도, 이유 없이 밀려드는 불안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울 때에도, 사람들한테 오해 받고 손가락질 받을 때에도, 그래서 무례한 언행들만 골라서 할 때에도, 갑자기 애처럼 파고들 때에도, 조그만 거 가지고 비정상적일 정도로 예민하게 화낼 때에도, 이유 없이 심술나서 주변을 엉망진창으로 만들 때에도, 알콜 중독에 빠져 인생의 적이 내 자신이 되었을 때에도.묵묵히, 아무 말 없이 내 옆을 지켜주던 사람이다. 함께 하는 동안 그는 내게 너 때문에 지친다고 한 적도 없었고, 너는 왜 그렇게 생각하냐며 이상한 사람으로 만든 적 없었고, 그 흔한 '너를 이해할 수가 없어.'라..
2018. 4. 7.